02 September 2014

#4x365 그랬다면

내가 그때
용기를 내어
다가갔다면

누구든지 처음부터 잘 맞을 수 없고
연애라는 것은 맞춰나가는 것이고
서로에 기대어 나아지는 것일 텐데

완벽함을 기대했던
나 자신이 그러지 못할까봐 겁도 많았던
어렸던 내가
너의 마음을 그 마음 그대로 받아줬다면

우리는

서로의 첫 연인으로서
많이 배우고
많이 어색하고
많이 풋풋하고
많이 불편하고
많이 편해져가고
많이 손잡지 않았을까

네가 군에 갔을 때도
거리를 둔다고 참지 않고
편지를
매일매일
자주자주
생각날 때마다
보내지 않았을까

내가 해외에 있을 때도
될 때마다 연락을 하여
달라도 너무 다르지만
이해할 수 없어도
그곳에 있을 서로를 상상하며
일상을 공유하지 않았을까

다시 만났을 때
옛날 그 거리에서
손잡고
서로를 바라보고
네가 돌아옴에 대해 감사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다시 널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도
조금만 더 참아서
더 멋지게 함께하자고 다짐하며
또다시 낯선 일상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힘이 되주지 않았을까

요즘 부쩍 많이 외로워
어른들은 젊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지만
불안해
힘들어
취직.배우자.꿈.
뭐하나 확실한 게 없어
불안감을 줄이고자 힘들게 살아가는데

내가 그때
너에게 잡혔다면
너를 잡았다면

내가 그랬다면

이 불안감이 덜하지 않았을까
너에게라도 정신적으로라도 의지하고
안정감을 얻고 위안을 얻고 힘을 얻고
사랑받고 사랑하며
나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너는 그때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준 걸까
나는 지금 허전해서가 아니라 너라서 그리운 걸까

어땠을까
그때
내가
우리가
용기를 냈다면

우리가
그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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