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August 2011

Old Things


난 오래된 것이 좋다.

기계음으로 변성된 목소리의 노래보다 천천히 친근하게 다가오는 목소리에 실린 노래가 좋다.
머릿속에 울리는 일렉트로비트보다 가슴을 울리는 기타선율이 좋다.
아이팟과 씨디를 통해 흘러나오는 매끈한 음보다 레코드 판을 통해 치직거리며 들리는 음이 좋다.
찍어대기만 하면 되는 디지탈 사진보다 찰칵 한컷 한컷 생각과 약간의 흐릿함이 담긴 필름이 좋다.
레이저로 슝슝 프린트 되어 나오는 것보다 타이프라이터로 타닥타닥 쳐져 나오는 조금 삐뚤어진 글이 더 좋고 그것보다는 사각사각 펜이 연필이 종이에 긁혀가며 단번 누군지 알아볼 수 있는 필체에 담긴 말이 더 좋다.
더 가볍게 더 산뜻하게 더 컬러풀하게 나온 성경책보다는 우리 할머니가 한장 한장 침발라 넘겨가며 읽었던 구깃구깃한 성경책이 좋다.

나이가 들수록 더 이런 생각들이 든다.

옛날에는 모든 사람이 착하다고 믿었다. 사람이 나쁘다거나 그냥 싫어한다거나 악의를 품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과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그런 사람들을 많이 접했다. 많이 다쳤었는지 아직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약간 무섭다. 긴장된다. 진짜 내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내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지 못한다. 언제 만나도 편하게 해주어서, 늘 더 멋지게 변해가줘서 고마운 10년지기 친구들에게조차도 힘들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있게 당당하게 내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또 다칠까봐 웅크린다. 그리고 먼저 나에게 다가와주길 기다린다.

새로운 것이 무서운 걸까.


그건 아니었으면 좋겠다. 지금 젊을 때 아니면 새로운 것을 무모하게 과감하게 시도해 보고 실패해도 상처받아도 바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기가 없지 않은가. 그게 젊음이 아닌가...

새벽에는 이런 생각들을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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